부부 골퍼 4년차, 같이 치면 좋은 점과 현실적으로 힘든 점

부부 골퍼 4년차, 같이 치면 좋은 점과 현실적으로 힘든 점

부부 골퍼 4년차, 같이 치면 좋은 점과 현실적으로 힘든 점

2022년 봄.
와이프가 친구로부터 생일 선물로 골프화를 선물 받았다. 근데… 사실 우리 부부는 골프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와이프 친구는 골프를 오래 했었고, 이런 저런 취미를 즐기는 우리 부부에게 골프가 딱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어쨌건 골프를 전혀 치지 않는 우리에게 골프화가 생겼다. 이걸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중.
와이프가 먼저 말을 꺼냈다. “우리도 골프 한번 배워볼까?”

솔직히 처음에는 말설임이 컸다.
아직 두 아들에게 들어가는 돈이 많았기 때문에 돈 많이 들기로 유명한 골프를 시작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그리고 이 늦은? 나이에 부상이 많다는 골프를 새로 시작하는 것이 맞는지도 혼란스러웠다.
그렇게 몇 일이 지나가면서 희안하게 골프에 점점 관심이 생기게되고 와이프도 나도 골프 관련한 대화 빈도가 늘어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우리는 골프에 입문 하게 되었다.
인생 뭐 있어? 더 늦기 전에 한번 해 보자~!

그렇게 시작한 골프가 어느덧 4년차다.
부부가 같이 골프를 치는 건 정말 좋다. 하지만 모든 것이 다 좋은 것 만은 아니었다.
오늘은 4년간 와이프와 함께 골프를 치면서 느낀 것들을 솔직하게 풀어보려 한다. 부부 골프를 고민하는 분들에게 현실적인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


부부 골프, 이래서 좋다

주말 일정 싸움이 사라졌다

골프를 시작하기 전에는 주말마다 고민이 많았다. 이번 주말은 뭐하면서 보낼까… 그냥 쉬기에는 아까운 시간들.
하지만 골프를 시작한 이후에는 그런 고민들이 싹 사라졌다.
연습장 또는 스크린 또는 라운딩. 이 세가지면 충분했다. ㅎㅎ

공통 화제가 무한하다

부부가 오래 살다 보면 대화 주제가 점점 줄어든다는 말이 있다. 자녀, 집안일, 돈 이야기를 빼면 딱히 할 말이 없어지는 시기가 온다고. 우리도 솔직히 그랬다.

그런데 골프를 시작하고 나서 대화가 확 늘었다. TV프로그램도 드라마나 예능 보다 골프 방송을 같이 보는 경우가 훨씬 많아졌다. 각자 좋아하는 선수를 응원하고 괜찮은 Youtube레슨을 찾아서 같이 보고 서로 스윙 영상을 찍어주며 자세 교정과 조언을 주고 받는 것도 아주 좋았던 것 같다.

여행의 목적이 생겼다

예전에는 여행을 가도 “뭐 하지?” 하면서 카페나 맛집 위주로 돌아다녔다.
하지만 지금은 여행 == 골프 공식이 생겼다.
작년에 다녀온 일본 구마모토 아소그랑비리오 골프 리조트가 대표적인 예인데, 아침에 같이 라운딩하고 오후에 온천 들어가고 저녁에 맥주 한 잔 하는 그 루틴이 정말 최고였다.

제주도 골프 여행도 마찬가지다. 아내와 둘이서 2인 플레이가 가능한 골프장을 찾아다니는 것 자체가 여행 계획의 재미다. 목적이 있는 여행은 만족도가 확실히 다르다.

서로의 성장을 지켜보는 재미

와이프가 처음 연습장에서 공을 쳤을 때 헛스윙을 연발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랬던 사람이 지금은 드라이버로 150미터 이상을 보내고, 어프로치에서 원온 시키는 날도 있다. 내가 봐도 대단하다.

반대로 와이프도 내 성장을 지켜본다. 슬라이스밖에 못 치던 내가 드로우를 치기 시작했을 때, 먼저 “오늘 공이 왼쪽으로 감기는데? 달라졌다!”라고 알아채준 것도 아내였다. 부부니까 가능한 응원이고, 이게 생각보다 큰 동기부여가 된다.

요즘은 라운딩 나가면 저녁에 치킨 쏘기 같이 가벼운 내기를 한다.
내기를 하면 라운딩 자체도 훨씬 재밌어 지는 것 뿐만 아니라 서로 스코어를 확실히 셀 수 있다는 부수적인 장점이 있기도 하다.


부부 골프, 솔직히 이건 힘들다

좋은 점만 쓰면 광고 같으니,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도 솔직하게 써본다.

가르치려 들면 100% 싸운다

이건 진짜 중요하다. 4년간 배운 가장 큰 교훈이 이것이다.

초반에 나는 아내보다 먼저 스윙 감을 잡았다. 그래서 선의로 이것저것 알려주려 했다. “백스윙 때 왼팔 펴야지”, “머리 들지 마”, “체중이동을 이렇게 해봐”. 결과는? 대참사였다.

연습장에서 분위기가 싸해지고, 차 안에서 한마디도 안 하고, 집에 와서 며칠 냉전. 이걸 초반 1년 동안 세 번 정도 반복한 뒤에야 깨달았다. 배우자한테 골프를 가르치는 건 불가능하다. 레슨 프로에게 맡기는 게 답이다.

지금은 아내가 먼저 물어보지 않는 한 절대 스윙에 대해 입을 열지 않는다. 이 규칙을 정한 이후로 연습장에서 싸운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비용이 두 배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혼자 칠 때보다 비용이 정확히 두 배다. 그린피 두 명, 카트비 두 명, 장비도 두 세트. 처음 골프를 시작할 때 드라이버, 아이언, 퍼터, 골프화, 골프웨어를 두 사람 분 마련하느라 초기 비용이 상당했다.
라운딩 한 번에 두 사람 합쳐서 30만 원 이상은 기본이다. 월 2회만 쳐도 60만 원. 여기에 골프 용품 구입비까지 하면 월 골프 예산이 꽤 된다.

우리 부부의 경우 비용 절감을 위해 스프링베일CC 같은 노캐디 골프장 위주로 찾아다닌다. 인당 4만원 캐디피만 아껴도 8만원이 세이브 된다. 그리고 골프공이나 장비도 최대한 가성비 위주로 골라 쓰고있고, 당근을 아주 아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4년차 부부 골퍼가 전하는 팁

4년간 함께 치면서 나름 터득한 부부 골프 생존 팁을 몇 가지 정리해 본다.

서로 가르치려 하지 마라. 앞서도 언급 했듯, 서로 지적질을 하면 안된다. 운전 만큼이나 부부끼리 가르치기 어려운게 골프다. 서로 잘하는 것만 칭찬하고 고칠 점이 보여도 그냥 묵묵히 지켜 봐주자. 세상에 가장 내 맘처럼 안되는거 3가지만 꼽으라면 골프가 꼭 들어간다는 말도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애쓰자. 가성비 위주의 용품과 구장을 선택하고 중고 용품도 괜찮다면 당근을 적극 활용하는게 좋다. 중고차 처럼 골프 용품도 감가율이 높은 편이다. 한번만 휘둘러도 중고니까…
그리고 거품이 잔뜩 낀 메이커 골프웨어 보다 가성비 위주의 기능성 웨어로도 충분하다. 골프만 잘 치면 뭘 입어도 멋있어 보이기 마련이다.

라운딩 후 맛집을 정해놓아라. 라운딩이 끝난 후 맛있는 걸 먹으러 가는 루틴이 있으면, 그날 라운딩이 좀 안 됐더라도 기분 전환이 된다. 우리 부부는 스프링베일CC 갈 때 근처 춘천 닭갈비집과 막국수집을 고정으로 가는데, 이게 라운딩만큼이나 기대되는 순간이다.

스코어보다 함께한 시간을 기억해라. 결국 부부 골프의 본질은 스코어가 아니라 같이 보낸 4~5시간이다. 맑은 날 초록 페어웨이 위에서 나란히 걷는 그 시간. 4년이 지난 지금도 이게 가장 좋다.


마무리

되돌아보면 와이프가 받은 생일 선물 하나가 우리 부부를 골프에 입문 시켰고 어느덧 4년이 지났다.

현실적으로 돈도 많이 들고, 가르치려 들다가 싸우기도 하고, 실력 차이로 미묘해지는 순간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다 합쳐도 같이 치는 즐거움이 더 크다.

부부 골프를 고민하고 계신다면, 일단 시작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단, 절대 상대방의 스윙을 고치려 들지 마시길. 이것만 지키면 반은 성공이다.

관련 글 보기

  • 허리디스크에 도움이 되는 운동 7가지

    허리디스크에 도움이 되는 운동 7가지를 소개하는 글입니다. 맥켄지 신전 운동, 버드독, 데드버그, 브릿지, 플랭크, 걷기, 수영의 구체적인 방법과 단계별 진행 과정, 주의사항을 실제 경험을 토대로 정리했습니다. 피해야 할 운동도 함께 다루며, 운동은 치료의 연장선이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 허리 디스크 있는 골퍼의 라운딩 생존기

    허리 디스크 있는 골퍼의 라운딩 생존기.
    디스크 진단 후 경막외 주사 치료, 코어 재활 운동, 스윙 교정을 거쳐 필드에 복귀한 과정을 기록합니다. 디스크 골퍼를 위한 실전 경험담.

  • 슬라이스 교정하고 드로우 구질 만든 노하우

    슬라이스 교정하고 드로우 구질 만든 노하우
    골프를 시작하고 2년 동안 슬라이스로 고생했던 4년차 아마추어 골퍼의 극복 경험담입니다. 오른손 힘 빼기, 수직 낙하 다운스윙, 인아웃 궤도 연습 등 직접 효과를 본 3가지 방법과 드로우 완성 후 찾아온 악성 훅 부작용까지 솔직하게 공유합니다.